작문 연습 2024.09.26

2024. 9. 27. 01:00작문 연습

늙은 노인은 누렇게 색이 바랜 필름 카메라를 들었다. 그리고 거울 앞에 우두커니 서서 공허하게 거울을 바라본다.

새까만 눈동자, 탁한 흰자. 자글자글한 피부, 헝클어진 흰 머리. 마른 나뭇가지 같은 앙상한 팔, 야속하게도 볼록 튀어나온 뱃살. 그리고 어질러진 거실, 천장에 매달린 밧줄 하나.

그런 변변찮은 반지하 방에, 노인은 생전 잘 입지 않던 때 탄 정장을 입은 채 거울에 우두커니 앉아있었다.

찰칵-.

자기 모습을 찍는다. 무연고의 자신을 찍는다.
잊혀지는 것이 무섭지만, 외로움이 더 무서웠기에 그는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려본다.
이제야 제법 괜찮게 찍힌 한 장의 사진.

노인은 그 사진을 보고 검은 마커로 두 사선을 그어본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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